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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트렌드

알고리즘 해킹 시대 – AI 모델 훼손과 적대적 공격 대처 방안

by 코드대장 2025. 4. 23.

알고리즘 해킹 시대 – AI 모델 훼손과 적대적 공격 대처 방안

AI 모델이 해킹당하는 시대의 도래

인공지능(AI)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의료기기,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그러나 이 AI 시스템들 또한 새로운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개념이다. 바로 알고리즘 해킹 혹은 **AI 적대적 공격(Adversarial Attack)**이라는 새로운 위협의 등장 때문이다.

전통적인 해킹이 서버, 네트워크, 운영체제의 취약점을 노리는 것이라면, 알고리즘 해킹은 AI의 학습 알고리즘과 모델 자체를 왜곡하거나 혼란에 빠뜨리는 공격이다. 특히 이미지 분류, 자연어 처리, 자율주행 같은 고도화된 AI 기술이 활용되는 분야에서는 이런 공격이 시스템 오작동을 유발하거나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알고리즘 해킹의 다양한 유형, 실제 사례, 공격 기법, 그리고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 전략까지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알고리즘 해킹이란 무엇인가?

AI도 해킹당할 수 있다? – 새로운 보안 위협의 등장

전통적인 해킹은 주로 네트워크 침투, 악성 코드 주입, 시스템 권한 탈취 등을 통해 서버나 클라이언트 시스템을 장악하거나 데이터를 탈취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AI가 비즈니스 의사결정, 자율 시스템, 의료 진단, 금융 분석 등에 도입되면서, AI 모델 자체를 노리는 새로운 형태의 해킹, 즉 알고리즘 해킹이 등장했다.

**알고리즘 해킹(Algorithmic Hacking)**은 말 그대로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공격하는 해킹 기법이다. 이는 AI가 훈련된 방식, 입력을 해석하는 로직, 예측을 내리는 과정 등 모델 내부의 구조적 허점을 노려 잘못된 판단을 유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적대적 인공지능 공격(Adversarial AI Attack)의 핵심 개념

알고리즘 해킹의 대표적인 유형은 바로 **적대적 공격(Adversarial Attack)**이다. 이는 공격자가 모델에 입력하는 데이터에 **사람이 거의 눈치채기 어려운 수준의 작은 변화(픽셀 단위의 노이즈 등)**를 추가함으로써, 모델이 완전히 잘못된 판단을 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이미지 인식 AI가 정상적인 ‘고양이’ 사진을 보고는 ‘개’로 분류하게 만드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러한 공격은 AI가 매우 높은 정확도로 동작하는 모델일수록 더 쉽게 적용될 수 있다. 왜 그럴까?

왜 AI는 이런 공격에 취약할까?

AI, 특히 딥러닝 기반의 신경망 모델은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잡한 수학적 구조를 학습하지만, 그 학습은 통계적인 일반화에 기반을 둔 것이며, 근본적으로 ‘이해’라기보다는 ‘패턴 인식’에 가깝다. 이런 특성 때문에 다음과 같은 취약점이 존재한다:

 고차원 공간에서의 민감성

딥러닝 모델은 수백~수천 차원의 벡터 공간에서 학습한다. 이 공간에서는 **입력에 미세한 변화를 가해도 출력이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경계면(Decision Boundary)**이 존재하며, 공격자는 이 경계를 인위적으로 넘나들게 함으로써 AI를 오작동시킨다.

 모델의 과잉 민감성

AI 모델은 특정 픽셀 값이나 데이터 특징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의존성이 외부에서 분석되고 활용되면 쉽게 조작 가능하다.

 화이트박스/블랙박스 모델 공격

공격자는 모델 내부 구조를 알고 있는 경우(화이트박스 공격) 혹은 몰라도 API 호출을 통해 출력 결과만으로 공격이 가능한 경우(블랙박스 공격) 모두 AI를 해킹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모델 추론을 역으로 분석하는 ‘모델 도난(Model Stealing)’ 기법으로 발전한다.

 

주요 적대적 공격 기법

적대적 공격(Adversarial Attack)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대표적인 기법들이 있다.

(1) Evasion Attack (회피 공격)

AI 시스템의 분류 결과를 회피하도록 데이터를 조작하는 방식. 예컨대, 보안 시스템을 속이기 위해 얼굴 이미지를 약간만 조작해도 인증을 우회할 수 있다.

  • FGSM (Fast Gradient Sign Method): 입력 이미지의 픽셀 값을 모델의 손실 함수 그래디언트를 따라 조정해 공격
  • PGD (Projected Gradient Descent): FGSM보다 정교한 반복형 공격 기법

(2) Poisoning Attack (데이터 오염 공격)

AI 학습 데이터에 악의적인 데이터를 섞어 넣어, 모델을 처음부터 잘못 학습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머신러닝 파이프라인 초기에 공격자가 침투했을 경우 발생한다.

  • 예: 악성 이미지가 정상 이미지로 라벨링된 채 학습 데이터에 섞여 모델이 오분류하도록 유도

(3) Model Inversion / Extraction Attack

AI 모델이 생성한 출력값을 분석하여 내부 구조나 훈련 데이터를 역으로 추정해내는 기법이다. 이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및 모델 도용이 발생할 수 있다.

  • Model Stealing: API를 반복 호출해 모델을 클론하는 행위
  • Membership Inference Attack: 특정 데이터가 학습에 포함됐는지를 추론해 개인정보 노출 가능

 

알고리즘 해킹의 실제 사례

사례 1: 자율주행차의 도로 표지판 인식 오류

2018년, 미국 조지아 공대 연구팀은 스티커 몇 개만으로 정지 표지판을 AI가 ‘속도 제한 45’로 잘못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공격은 PGD 방식의 Evasion Attack을 활용했으며, 자율주행 시스템이 위험한 판단을 내리게 만드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례 2: 금융 분야의 모델 교란

금융기관의 신용 평가 모델에 대해 공격자가 일부 변수(예: 직업군, 주소, 수입 수준)를 조작하면 신용 등급을 속이거나, 부당한 대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의도적으로 모델의 취약 지점을 노린 입력 조작 사례다.

사례 3: 음성 인식 시스템 공격

구글 어시스턴트, 알렉사 등 음성 기반 AI에게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주파수로 명령을 삽입하는 ‘돌핀 어택(Dolphin Attack)’**은 AI가 의도치 않은 행동을 하게 만든다. 이는 음성 도메인에서의 Evasion Attack이다.

 

AI 적대적 공격에 대한 방어 전략

(1) 적대적 학습 (Adversarial Training)

가장 일반적인 방어 방법으로, 학습 데이터에 공격 예시(adversarial examples)를 함께 학습시켜 모델의 내성을 강화한다. FGSM이나 PGD로 생성된 데이터를 훈련에 포함시키면 실제 공격에 대한 방어력이 높아진다.

(2) 입력 정규화 (Input Preprocessing)

공격자가 조작한 데이터를 걸러내기 위한 전처리 과정으로,

  • Gaussian Blur
  • JPEG 압축
  • Feature Squeezing (정밀도 낮추기) 등의 방법이 사용된다.

(3) 탐지 모델 구축

입력 데이터가 조작되었는지를 탐지하는 **메타 모델(Meta-model)**을 함께 두어, 의심스러운 입력에 대해 경고를 발생시킨다.

(4) Differential Privacy 및 모델 압축

모델 구조를 공격자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거나, 민감 정보를 복원할 수 없도록 하는 기술.

  • 차등 개인정보 보호(DP): 훈련 데이터의 민감도를 낮춤
  • Knowledge Distillation: 모델을 압축해 정보 손실을 유도

(5) 물리적 보안 강화

AI 시스템이 장착되는 실제 하드웨어(예: 자율주행차, 보안 장치)에 대해서도 물리적 접근을 제한하고, 센서 신호 검증 알고리즘을 탑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보안은 선택이 아닌 필수

AI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결정적인 기술로 자리잡았지만, 알고리즘 해킹과 같은 새로운 위협 또한 함께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높은 정확도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격에 견딜 수 있는 회복탄력성 있는 AI를 개발해야 하는 시대다.

기업과 개발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 내 AI 모델은 얼마나 쉽게 속을 수 있는가?
  • 공격자가 나의 시스템을 조작하려고 한다면 어떤 방식이 가능할까?
  • 그에 대한 대비책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가?

알고리즘 해킹 시대에는 ‘강한 모델’이 아닌 ‘영리한 모델’, ‘보안이 내장된 모델’이 생존한다. AI와 사이버보안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술적 이해가 필요한 지금, 우리는 AI 보안 기술자라는 새로운 직무를 준비해야 할 때다.